경제 이야기

서민들의 오래된 빚 해결사, 배드뱅크의 모든 것

martin0401 2025. 6. 21. 22:50

정부가 어려운 서민들의 빚을 정리하고 해결하기 위해 '배드뱅크'라는 전담 기관을 설립한다는 소식이 전해진 바 있습니다. 최근 추경안이 발표되면서 배드뱅크에 대한 더욱 구체적인 계획이 공개되었는데요. 오늘은 서민 경제의 든든한 버팀목이 되어줄 배드뱅크에 대해 자세히 알아보겠습니다.배드뱅크, 정확히 무엇일까요?

 

'배드뱅크'는 직역하면 '나쁜 은행'이지만, 이는 도덕적인 의미가 아닙니다. 은행 입장에서 '문제가 있는 자산', 즉 '부실 채권'을 의미하며, 은행이 돈을 빌려주고도 돌려받기 어려울 가능성이 높은 채권을 말합니다.

 

배드뱅크는 일반적인 예금이나 대출을 취급하는 은행이 아닙니다. 부실 채권을 전문적으로 정리하고 청산하는 역할을 하는 기관입니다. 은행들이 못 받을 것 같은 부실 채권들을 한곳에 모아 분리하고, 다른 부서들은 정상적으로 운영되도록 하는 개념이죠.

 

주목할 점은 배드뱅크가 상시적으로 운영되는 기관이 아니라는 것입니다. 주로 경제 위기, 오래된 불경기, 코로나와 같은 갑작스러운 사건으로 인해 대규모 부실 채권이 발생할 때 한시적으로 운영됩니다.

 

배드뱅크 개념은 1980년대 미국에서 시작되었습니다. 우리나라에서는 IMF 외환위기 (1997년) 당시 기업들의 110조 원이 넘는 부실 채권 중 40조 원을 정리하기 위해 활용된 바 있습니다.

 

이후에도 2003년 카드 대란,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 2013년 가계 부채 해소 등을 목적으로 배드뱅크가 세워졌습니다. 이처럼 배드뱅크는 금융권에 큰 짐이 쌓일 때마다 해결책으로 활용되는 중요한 개념입니다.

 

이번에 발표된 배드뱅크의 구체적인 내용을 살펴보겠습니다.

  • 매입 대상: 7년 이상 연체된 5천만 원 이하의 개인 무담보 채권(신용 대출)이 대상입니다. 7년 기준은 금융권의 신용 정보 공유 중단 기간을, 5천만 원 기준은 신용 회복 신청자들의 평균 부채 규모를 고려한 것입니다.
  • 규모: 약 113만 명에 해당하는 16조 원이 조금 넘는 금액입니다.
  • 채권 매입 방식: 정부는 은행들로부터 16조 원의 채권을 모두 사들이는 것이 아니라, 5%의 매각가로 사들일 계획입니다. 이는 보통 업자들에게 팔 때 1~3%를 받는 것에 비해 은행 입장에서는 유리한 조건입니다. 16조 원의 5%인 8천억 원이 소요될 예정입니다.
  • 재원 마련: 총 8천억 원 중 절반인 4천억 원은 정부가 추경 예산에서, 나머지 4천억 원은 은행들이 부담하는 구조로 짜였습니다.
  • 논란: 은행들이 못 받을 돈을 받게 되는 것은 고맙지만, 동시에 자신들의 돈을 내야 하는 구조이며, 현 정부의 '주주 가치에 반하는 경영 활동 금지' 기조와 맞지 않을 수 있다는 지적이 있습니다. 하지만, 정부의 허가로 사업하는 은행들이 정부 필요 시 도울 수 있다는 반론도 존재합니다.
  • 채무자 구제: 채권을 사온 후 소득과 재산 심사를 통해 진짜 갚기 어려운 빚은 전액 삭감하고, 갚을 능력이 있는 사람에게는 원금을 최대 80%까지 감면한 후 나머지를 10년간 나눠 갚게 할 계획입니다.
  • 회수금 분배: 향후 채무자들이 돈을 갚으면, 정부와 은행이 각각 부담한 4천억 원에 비례하여 회수금은 반반씩 나눠서 가져가게 됩니다.

이번 배드뱅크는 코로나19 장기화 등으로 어려움을 겪는 서민들의 재기를 돕는 데 중요한 역할을 할 것으로 기대됩니다. 앞으로 배드뱅크가 서민 경제에 어떤 긍정적인 변화를 가져올지 지켜보는 것이 중요할 것 같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