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udget_나는 외국계 회사 Finance Manager 다.
며칠 전 내년도 Budget 을 본사 시스템에 업데이트 완료...
거의 두달 간 진행된 5개년 사업계획 + 내년도 Budget process 이제 끝이구나... 시원 섭섭하다...
물론 CFO 최종 승인이 남았지만... Top down으로 진행된만큼 추가 수정 사항은 없으리라 예상된다.
지금으로부터 5년 전 난 독일계 회사로 이직하였다.
그해 8월 시작된 예산 프로세스... 당시 사장님은 "여긴 상장 회사가 아닌 가족 회사라 예산 작업이 타회사보다 단순할 거에요. 전임자분은 월별 예산을 1년 예산을 단순 12 등분해서 반영해놨더라구요. 우리 비즈니스는 시즌날러티가 있어 이 부분만 조금 신경 써줬어면 좋겠습니다." 이런 말씀으로 시작되었다.
그러나, 본사는 장인 정신으로 똘똘 뭉친 가족 회사에서 전문 회사로의 전환을 위해 외부 컨설턴트들을 고용하며 많은 변화를 만들어 가고 있는 상황이었다. 예산 작업도 예외는 아니었다. 미국인 담당자가 당해 전년 결과, 당해년도 forecast와 우리 1차 제출 예산안을 비교해가며 수정 또 수정을 요청해왔다. 4차 ~ 5차 제출안에 대해서도 끝 없는 질문질 화난 사장님께서는 "그냥 니네가 원하는 숫자를 알려줘. 우리가 거기 맞출께.". 평소 본사 직원에게 매우 친절했던 사장님의 이런 모습을 볼 줄이야. 우여곡절 끝에 마무리된 예산 작업... APAC을 담당하던 MD분(독일인)도 이런 경우는 처음이라고...
이 과정을 거치며 내가 느낀 점은 동의한 목표를 도출해내려 한다는 점 (본사도 물론 힘들었을 것이다. 하지만 끝까지 Top down으로 내리지 않았다.) 그리고 토론 문화...
이전 일본 회사의 경우 예산 작업은 단촐했다. 물론 한국팀내 예산 1차안을 만들기 위해 여러 부서와의 협의는 무척이나 비슷했다. 그러나 본사와의 미팅은 정말... 우리는 준비한 예산 1차안에 대한 자세한 내용을 보고 했고 본사의 동의를 이끌어 내나 싶었으나 예산 미팅의 마무리는 항상 "이번 미팅을 통해 한국 시장 상황, 한국팀에 상황에 대해서도 많은 것을 배울수 있었던 좋은 기회였습니다. 그러나 본사에서 원하는 목표는 이렇습니다. 이렇게 수정해서 다시 보고 부탁 드립니다." 일본인 특유의 아주 친절한 말투로... 매년 예산 미팅 후 이전 사장님은 항상 "이럴꺼면 미리 숫자를 주던가"...
매년 쉽지 않지만 한편으로는 재밌고 많은 것을 배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