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외국계 Finance Manager 다.

중요한 건 사람이다_나는 외국계 Finance Manager 다.

martin0401 2024. 10. 17. 20:50

나는 대학 졸업 후 처음 경험한 회사는 국내 굴지의 대기업의 변두리 회사였다.
여기서 난 1년 1개월간 근무를 하게 된다.

2000년대 초 파격적인 면접들이 유행이었다. 당시 X세대들이 사회에 나오면서 그들의 눈높이를 맞춘 면접들이 늘고 있다는 신문 기사가 기억난다. 

나는 그 중 하나였던 술자리 면접을 통해 입사였다. 나의 사수가 술자리 면접 뒷얘기를 해주는데 내가 입사한 건 나보다 먼저 필름이 끊긴 지원자들 덕분이었다. 술에 취한 지원자들이 힘들어 할 때 챙겨준 영웅... 

이후 회사 회식 자리에서는 술자리에 앉아 말자 인원 수대로 소주를 시켰다. 각자의 잔 옆에 소주 한병씩을 두고 자신의 앞에 놓여진 소주로 잔을 채워준다. 그래야 그 사람이 얼마나 술을 마셨나 체크가 가능하다나... 

 

이후 미국계 회사로 이직한 내게 회사 상사 분들이 환영회를 해주셨다. 새벽 3시까지 이어진 술자리, 마치면서 전무님이 "아! 모두 내일 오후 출근! 알았나?", "네". 

힘들게 귀가 후 술에 부대낀 나는 8시 조금 이른 시간에 깼다. 그리고 신입사원 (경력 2년차) 으로서 성실한 모습를 보이자는 생각에 흐뭇해 하며 출근을 하였다. 그래서 내가 회사에 도착한 시간은 8시 10분쯤 (그 회사의 출근 시간은 8시였음).

난 당연히 우리 부서에서 제일 일찍 출근 했을 거라는 생각을 했으나 사무실 안에서는  "XX씨 출근을 안했네. 술 취해서 어디 쓰러져 자는 거 아니야? 한번 연락해봐."라는 전무님의 목소리가 들려왔다. 이런 내가 제일 늦었네.

아침부터 한소리 듣고... 점심에는 사수로부터 잔소리 듣고... 

이후에도 부서 회식은 전무님 스케쥴에 따라 전무님 댁 (신도시중 한 곳) 근처... 제일 윗 상사 기준으로 모두 예외 없는 참석으로 이루어졌다. 

 

회사가 어떤 문화를 강조하던 어떤 제도가 있던 제일 중요한 건 그 조직에서 함께 하는 사람인 듯... 

요새 많이 변한 조직(기업) 문화는 기업들이 변화가 아닌 그 조직내 MZ세대에 자연스레 이루어지는 듯 (단, 꼰대 세대는 변화를 아직도 강력히 거부하고 있지만...)